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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컴퓨터 하나 없는 미자립교회의 코끝 찡한 사연
  • 기독교연합신문
  • 2008.08.12
  • 미자립교회에 최신형 컴퓨터 무상 지원한 ‘트리엠’ 김동수 사장

    수년 전 구입한 교회 행정용 컴퓨터로 거북이 작업 태반

    ‘델컴퓨터’ 한국총판 맡으며 감사한 마음으로 지원사역 시작

    세무서 등록조차 하지 못한 어려운 교회들 생각 밖으로 많아

    한 컴퓨터 총판업체가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에게 최신형컴퓨터를 ‘공짜’로 주겠다고 나섰다. 그것도 모니터와 본체를 합쳐 100대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7월 한 달간 컴퓨터를 받고 싶다는 참여 신청은 폭주했고 정확히 한 달 뒤인 8월 5일 102개의 교회가 선정됐다.

    교회정보화 사업에 앞장서고 있는 주식회사 ‘트리엠’(www.treem.co.kr). 디지털 기기를 정부에 조달하는 일이 주업무지만 교회를 위한 사역도 그들 사업의 일부다. ‘교회마을’을 통해 교회 홈페이지를 구축하는 일을 해온지도 수년째. ‘교회마을’이 회사 전체 매출에 끼치는 영향은 1%도 안 되지만 김동수사장(사랑의교회 집사, 사진)은 이 일을 접을 수가 없다.

    교회정보화사역은 그에겐 일종의 선교사명이기 때문이다. 올해 세계적 컴퓨터 기업 ‘델(DELL)사’의 한국 총판을 따내면서 그는 감사했다. 그리고 그 감사를 어려운 중에도 목회에 힘쓰는 미자립교회 목회자와 나누고 싶었다.

    # 가슴을 저미는 사연들

    “후회했어요. 내가 왜 이 일을 시작했나. 컴퓨터조차 없이 목회하는 어려운 목회자들이 대부분이었어요. 그들의 사연을 읽고 있자니 가슴이 너무 아파서, 그런데도 그 분들 모두에게 컴퓨터를 드릴 수 없어서 후회했습니다. 차라리 모른척할걸 그랬다 싶었죠.”

    7월1일부터 시작한 컴퓨터 지원사업에 1200명이 접수했다. 처음부터 대상을 미자립교회로만 한정하지 않았다. 미자립교회이거나 공부방 등 시설을 운영하는 경우, 목회자 자녀까지 필요로 하는 이들이 있다면 누구나 대상이 됐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미자립교회의 현실이 너무나 참담했다.

    10년 전 386컴퓨터를 사용하는 교회가 태반이었고 목회자 자녀들에게 컴퓨터는 사치품이었다. 공부방 등 시설이 있는 경우는 그나마 나은 편이었다. 어떻게 이처럼 힘든 환경에서 하나님의 일을 묵묵히 해나갈 수 있는지 의아했다. 사연을 읽어 내려가는 김동수사장은 백여통의 편지를 읽고 수차례 가슴을 쓸어 내렸다.

    “기업에서 컴퓨터를 미자립교회에 준다는 것은 기부를 의미합니다. 100대의 컴퓨터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1억 원 상당이 됩니다. 기업이라면 기부를 증명할만한 서류가 필요했어요. 그래서 선택된 교회에 세무서에 등록된 종교 고유번호가 필요하다고 했죠. 그런데 그건 제 실수였어요. 정말 열악한 교회들은 임대차 계약서도 없고, 세무서에 등록할만한 여건도 갖추지 못했습니다. 아, 이게 한국교회의 현실이구나. 많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이번에 선정된 102개 교회는 서울부터 전남, 충북 등 전국단위다. 1200교회 모두 어려웠지만 기도하며 성령의 감동이 있는 곳을 선정했다. 물론 발표 후 볼멘소리를 하며 불평하는 전화도 받았다. 하지만 누가 더 어려운지 일일이 실사를 나갈 수 없는 형편이었다. 그저 보내준 사연에 의지하며 기도할 뿐이었다.

    #목회자 자녀에게 컴퓨터는 사치품

    합동측의 한 교회는 “곡성 오지인 오지리에 홀로 개척한 조립식 교회에서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교인들은 대부분 노인들이고 열악한 재정형편으로 목회자 사례비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이런 교회에 컴퓨터 한 대만 있어도 소원이 없겠습니다.”라고 편지를 보내왔다.

    컴퓨터가 있는 교회도 있었다. 무지개교회는 2002년에 나온 국민PC를 구입해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행정용으로 사용하는데 10살 난 자녀들도 같이 쓰고 있어 여러모로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했다.

    김사장의 가슴을 가장 아프게 한 사연은 미자립교회의 현실만큼 목회자 자녀들의 어려움이 크다는 점이었다.

    “대전 만년동 지하에 교회와 사택을 가지고 있는 한 교회는 대학생인 자녀 두 명과 목회자인 아버지가 함께 컴퓨터 한 대를 사용하고 있었어요. 5가정이 출석하지만 1가정만 십일조를 하고 있었죠. 컴퓨터 몇 대만 있어도 동네 아이들 모아 공부방도 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교회들이 그럴 형편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남의 컴퓨터를 빌려 쓰는 목회자 자녀도 있다는 현실에 그들을 위한 사역이 필요하다고 절감했습니다.”

    어른 3명에 주일학교 어린이 12명을 놓고 목회하고 있는 한 감리교회 사모는 세무서 고유번호를 받기 위해 고군분투한 사연을 보내왔다. 개인적으로 김동수사장의 마음을 가장 아프게 한 사연이었다. 접수 마지막 날에야 서류를 다 완비할 수 있었던 이 교회 사모는 “세무서 고유번호를 받기 위해 집 주인과 임대차 계약서를 새로 써야 했다”며 서류를 준비하며 몸과 마음이 많이 아파 마지막까지 망설였다고 고백했다. 이것이 미자립교회의 현실이었다.

    “제 마음 속에는 한 전도사님의 사연이 오래도록 남아 있었습니다. 그 전도사님은 한 달에 30만원만 있어도 걱정 없이 일생을 주님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했죠. 그래서 이번 지원사역을 시작했는데 하나님은 제게 더 큰 짐을 주신 것 같습니다. 목회자뿐 아니라 미자립교회 목회자 자녀들을 보듬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죠.”

    # 작은 교회에 희망주고파

    몇 년 전 교회용 프로젝터 기부를 생각하다가 결국 용기를 내지 못한 김사장은 이번에는 마음이 바뀌기 전에 시작하자며 서둘러 사연을 공모했다. 지난해 델컴퓨터 총판 입찰에 응모했다가 떨어진 후에도 “떨어진 것도 감사합니다”라며 기도했던 믿음이 그에게 있었지만 수천만 원의 물품을 아무 조건 없이 기부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 그는 달리 마음을 먹었다.

    “왜 시작했나가 아니라 이제는 ‘왜 늦었나’라는 후회가 더 커졌어요. 하나님이 주시는 과제가 아직 많은 것 같습니다. 이번 컴퓨터 지원사업을 통해 접한 많은 분들의 사연이 제게는 새로운 기도제목입니다. 목회자들의 어려움을 덜어내는 일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은 마음으로 품고 기도를 계속할 작정입니다.”

    교회 홈페이지를 구축하는 ‘교회마을’도 그에게는 수익사업이 아니다. 한 교회라도 유용하게 활용하고 기뻐하면 그뿐이다. 컴퓨터 지원 사업도 딱 한 교회만이라도 하나님의 뜻에 유용하게 사용되면 그걸로 족하다. 하나님을 위한 일에 대가를 바랄 수는 없으니 말이다.

    “큰 교회나 작은 교회 모두 하나님 앞에 평등하다”며 작은 교회에 힘과 용기를 불어 넣는 일을 시작한 트리엠 김동수사장. 작은 교회가 희망을 얻는 평등한 세상을 향해 그와 트리엠 가족들의 기도는 계속될 것이다.

    [2008.08.12 오후 10:23:41] 기독교연합신문 이현주 기자